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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9일 일요일

지리산펜션:하동 야생차밭 여행





하동 야생차밭 여행
산삼에 비유할 만큼 독특한 향과 맛이 특징
재첩국·은어회 등 봄 섬진강 별미도 매력

섬진강 하면 사람들은 먼저 봄을 연상한다. 따스한 햇살이 퍼지며 봄을 알리는 섬진강의 평화로움을 추억하기 때문이다. 섬진강의 봄을 완성하는 것은 연분홍 꽃비로 날아가 버린 벚꽃이 아니다. 바로 섬진강의 봄을 재촉하고 푸른 신록으로 피어나는 경남 하동 화개천변의 야생차밭이다. 지리산 자락에서 야생차는 가장 먼저 짙푸른 신록을 품으며 그윽한 향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경남 하동 쌍계사 주변과 화개천변 인근의 산과 들은 봄이 되면 온통 녹색의 야생 차나무로 뒤덮인다. 이곳에만 야생 차밭이 800여곳에 이른다.
◇차향기 은은한 쌍계사

화개의 야생차밭은 산비탈과 바위틈마다 듬성듬성 펼쳐진다. 하동 야생차는 신라 흥덕왕 3년(828년) 때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녹차 씨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자락 쌍계사 입구에 처음으로 심었다고 전해진다. 일주문 못 미쳐 차시배(茶始培) 추원비(追遠碑)가 세워져 있으며 마을 차밭에도 차 시배지 기념비가 있다.

쌍계사는 절집의 내력도 깊지만 수국(水菊)이 흐드러지게 수놓은 풍경도 아름답다. 쌍계사 팔영루는 우리나라 불교음악의 창시자인 진감선사 혜소(眞鑑禪師 慧昭·774∼850)가 중국에서 불교음악을 공부하고 돌아와 우리 민족에게 맞는 불교음악을 만든 불교음악의 발상지이자 훌륭한 범패 명인들을 배출한 교육장이다. 진감선사가 섬진강에 뛰노는 물고기를 보고 팔음률로 어산(절에서 재를 올릴 때 부르는 불교음악)을 작곡했다고 해서 팔영루라 불렀다고 한다.

쌍계사 주변 야생차밭을 둘러봐도 좋고 1시간 30분 정도 거리의 불일폭포 트레킹도 좋다. 계곡을 따라가는 길이 신록터널을 이루어 기분이 절로 상쾌해진다. 쌍계사 주변을 비롯해 화개 일대의 산과 밭은 온통 차나무로 덮여 있다. 공식 다원(茶園)이 20여개, 녹차를 재배하는 곳이 800여개에 이를 정도이다. 특히 화개의 야생녹차는 뿌리가 깊게 박혀 자라기 때문에 생명력이 강하다. 임진왜란 때 일본인들이 불을 질러 없애려 했으나 다시 싹을 틔우고 살아나 지금처럼 번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를 지나 용강리와 법왕리에 이르는 지리산 자락은 토종 야생차밭이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꽃비 되어 사라진 자리에 푸른 찻잎이 그 공간을 메웠다. 이곳 200여만 평은 토종 차나무들의 군락지이다.


차꽃.
◇경상도 '머스마' 닮은 야생차

전남 보성이나 제주도의 차밭은 예쁘다. 마치 보리밭처럼 신록이 물결치는 고랑이 있고, 차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다. 아름답다. 사진으로만 봐도 푸른 자연이 눈에 쏙 들어올 지경이다. 나무를 밭에 심어 재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개는 다르다. 나무들이 가지런히 줄 서 있는 게 아니다. 마음대로 흩어져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일부러 심어놓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로 뿌리내리고 고개를 들어 햇볕을 쬔다.

용강마을에서 선골제다를 운영하는 김종관 사장은 화개 야생차를 깊은 산 속에서 남몰래 자라는 산삼에 비유했다. 그만큼 그윽하고 독특한 맛과 향을 지녔다는 것이다. “일교차가 큰 한랭한 산간지에서 천천히 성장해야 효능이 높은 성분이 축적됩니다. 이곳에서 향이 좋은 양질의 차가 생산되는 것은 지리산 때문입니다. 섬진강을 끼고 있어 안개가 자주 끼고 이것이 일조량을 조절해 차 맛이 좋죠. 지리산 계곡의 맑은 물과 청정한 공기, 산소를 많이 함유한 다공성 토질도 차나무의 성장을 돕지요.”

보성 차밭이 예쁜 여성의 모습이라면 화개 야생차밭은 거친 ‘경상도 머스마’라고 하면 적절한 비유일 듯싶다. 모양새는 없지만 이곳 야생차밭은 세계 3대 야생차밭 중 한 곳으로 꼽힐 만큼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는다. 향을 가미하는 중국이나, 맛을 가미하는 일본 차와는 달리 자연 그대로 향과 맛을 살려내는 제다(製茶) 방법도 화개차의 비법이다.

품종도 전남 보성 일대의 대단지 차밭에서 키우는 차나무와 다르다. 하동 일대 차나무는 중국 계통 소엽종의 차나무다. 하동 야생차는 제조과정도 전통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차를 따는 곡우(穀雨) 무렵이 되면 화개마을 사람들은 집집마다 커다란 무쇠솥과 멍석을 준비한다. 그리고 맑은 날 잎을 따 가마솥에 넣고 덖어 멍석에서 비비는 과정을 3~7회 반복한 뒤 건조해 만든다. 가마솥에 볶듯이 익히고, 멍석에 비벼 볶은 찻잎에 일부러 상처를 내 찻물로 우려낼 때 더 진한 향이 배어 나오기 때문이다.


박경리의 대하소설‘토지’의 무대인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들판을 찾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재첩국·은어회 별미

하동 악양면 평사리는 섬진강이 주는 혜택을 한 몸에 받은 땅이다. 악양은 중국의 악양과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보리밭과 자운영이 수채화처럼 수놓는 들판 풍경이 아름답다. 최 참판댁은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지로 널리 알려진 곳으로, 한옥 14동과 조선후기 생활상을 담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평사리 일대는 초가집과 조선시대 생활상을 복원해 놓았다.

봄 섬진강은 맛깔스러운 별미가 가득하다. 재첩국과 참게탕, 은어회가 유명하다. 특히 은어회를 찻잎에 싸먹으면 세상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입안에 달콤한 향기가 감돈다.


여·행·수·첩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하동IC에서 빠져나온다. 19번 국도를 타고 하동읍내를 지나 20㎞ 정도를 계속 달리면 화개. 여기서 벚나무길(구길)을 타고 6㎞ 정도 올라가면 쌍계사 주차장. 주차장에서 쌍계사는 400m 거리이고 쌍계사 입구 삼거리 우측에 차 시배지가 있다.

차문화센터(055-880-2371)는 하동군이 하동녹차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쌍계사 입구에 마련했다. 차를 재배하여 덖고 비비는 모든 생산 과정을 정교한 조형물을 통해 시연하고 있다. 전시실에서 차문화 발달과정과 차 제조과정을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차를 무료 시음할 수 있고 다도를 배울 수도 있다.

산골제다(055-883-2511)는 주인이 직접 4~5월 찻잎을 채취해 말리고 덖는다. 보통 녹차는 3번은 마실 때 가장 맛이 좋다고 하지만화개 야생차는 맛과 향이 강해 5번 정도는 기본이다. 산비탈에서 직접 채엽하는 최상품 녹차, 녹차냉면, 녹차수제비 등을 구입할 수 있고, 쌍계사가 내려다보이는 명당에서 야생차를 무료 시음할 수 있다.

혜성식당(055-883-6303)은 20여년 한식 전문가인 주인이 직접 고추장과 간장 등을 집에서 담아 맛깔스럽고 토속적이다. 된장을 풀어 끓이는 참게탕은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싱싱한 은어회와 고소한 튀김을 맛볼 수 있다. 향긋한 깻잎과 상추에 싸서 먹으면 수박향이 입안에 돈다. 후식으로 화개 야생차를 곁들일 수 있다. 참게탕 4만5000원, 은어회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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