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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24일 화요일

지리산펜션:"하동"-토지길 걷기여행







섬진강 따라 봄 마중…" 하동 토지길 걷기 여행"

꽃피는 봄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발길을 간질인다. 한층 따스해진 봄의 기운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4월이면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고 어디론가 떠나고픈 생각이 가득해 질 것. 벌써 남녘에서는 꽃 소식이 들려온다. 지리산 자락에는 봄을 여는 꽃 매화가 움을 틔우고, 산수유가 노란 꽃불을 피운다. 조금은 느리게, 그리고 천천히 걷기 좋은 ‘길’도 마련돼 있다. 이번 주말에는 "하동 " 토지길을 따라 섬진강 자락에 스며든 봄을 맞으러 떠나보자.

화개장터를 지나 늘어선 ‘십리벚꽃길’. 연인이 손을 잡고 걸으면 영원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이 전해 내려온다.
섬진강을 따라 펼쳐진 80리 길을 잇는 ‘하동 토지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추진한 ‘스토리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 사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역사 자원을 특성 있는 스토리로 엮어 탐방객들이 느끼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걷기 중심의 길을 조성한 것. 박경리의 소설 「토지」의 배경인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과 화개면을 중심으로 구성된 ‘토지길’은 특히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다.

아름답게 펼쳐진 자연환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 외에도 각종 문화 체험의 기회가 다양하게 주어진다. 「토지」 속 인물과 함께하는 문학 체험, 섬진강을 따라 걷는 생태 체험, 화개장터 ‘역마’ 체험, 십리벚꽃길 ‘사랑 나누기’ 체험, 동편제 가락 따라 찾아가는 섬진강 투어 등이 마련되어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 하동 토지길 탐방로 소개 ‘하동 토지길’은 2개의 코스로 이루어진다. 소설 「토지」의 무대가 펼쳐지는 곳곳을 따라 문화 체험을 하는 1코스와 ‘눈 속에 꽃이 핀 고장’ 화개길을 걷는 2코스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1코스 소설 「토지」의 무대 따라 걷기 18km, 소요 시간: 5시간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이 눈앞에 펼쳐지는 평사리 공원에서부터 여행은 시작된다. 입구에 서 있는 장승이 사람들을 반긴다. 공원 잔디밭 위에는 섬진강 위를 떠다녔을 나룻배가 자리하고 있다. 사람들의 떠들썩한 이야기와 추억을 잔뜩 품고 있을 것만 같은 나룻배다. 오래전 섬진강 뱃길이 번성하던 시절의 나루터 모습도 재현되어 있다.

공원 너머로는 평사리 들판이 펼쳐진다. 봄을 재촉하는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들판 한가운데는 ‘부부송’으로 불리는 소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탁 트인 넓은 들판을 지나면 백제 의자왕 20년 나당연합군이 백제를 침략할 때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지나다 당나라 악양의 ‘동정호’와 흡사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동정호를 만날 수 있다. 흙길을 따라 1시간 남짓 걸어가면 고소성이 나타난다. 600년대 신라가 백제를 공격할 때 나당연합군이 백제의 원군인 위병의 섬진강 통로를 차단하기 위해 만든 성이다. 성은 복원이 잘 되어 있다. 가파른 언덕도 있어 숨이 차기도 하지만 길이가 길지 않고 일단 올랐을 때 경치가 좋아 힘듦을 잊게 한다.


드넓게 펼쳐진 평사리 풍경 2 걷기 여행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이제껏 보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해 준다.
고소성에서 섬진강, 동정호를 따라 내려오면 들판 끝자락 즈음에서 아스팔트로 된 오르막길을 만날 수 있다. 한국 문학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박경리 선생의 「토지」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천방지축 어린 서희와 순수한 봉순이를 떠올려보며 최 참판댁 곳곳을 구경해본다. 각종 생활용품과 소품들도 잘 전시되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발을 벗고 대청에 올라볼 수도 있다. 사랑방 마루에 앉아 ‘양반놀이’를 해봐도 좋을 듯하다.

최 참판댁을 나와 길을 따라 악양면사무소를 지나면 ‘조부잣집’이 나온다. 1870년 즈음 조재희라는 사람이 중국 무역을 통해 큰돈을 번 뒤 이 집을 지었다고 한다. 완공하는 데 총 17년이 걸렸다는 이 집이 소설 「토지」 속 최 참판의 모델이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금은 그 부잣집의 위세보다는 쓸쓸함이 깃들어 있는 ‘조씨 고가’를 지나 계속 걸음을 재촉하면 500년 나이를 자랑한다는 커다란 향나무가 보인다. 악양천 중간 즈음에 자리한 이곳은 물을 막는 역할을 하도록 나무를 심어 일군 ‘취간림’이다.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도 마련되어 있고 지친 다리를 쉬게 할 자리도 있으니 잠시 짐을 풀고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이곳에는 일제 강점기 위안부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린 고 정서운 할머니의 추모비도 세워져 있다.

다시 평사리 들판을 가로질러 악양루에 도착한다. 그리고 다시 강을 따라 굽이진 길을 걷는다. 넓게 펼쳐진 들판에 흐드러지게 핀 봄꽃들이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온 봄을 실감하게 해준다. 자운영 꽃이 만개한 들판은 황홀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올해부터는 섬진강변을 따라 대나무길, 녹차밭길 등 트레킹 코스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2코스 산과 강, 인간이 만든 ‘화개길’ 걷기 13km, 소요 시간: 4시간 봄맞이 여행에 있어 이곳만큼 적합한 곳이 또 있을까. 지리산과 섬진강이 만나 꽃이 만발하는 고장이라 하여 ‘화개’라 불렀다는 지명의 유래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에서는 피어오른 봄이 가슴에 가득 번짐을 느낄 수 있다.

‘꽃의 고장’ 화개를 중심으로 조성된 2코스는 화개장터에서 시작한다. 조선시대 전국 7대 장에 속했던 화개장터는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남도의 요충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소설 「역마」의 배경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없는 건 없다’는 노래 가사처럼 볼거리가 가득하다. 화개장터를 지나면 ‘십리벚꽃길’의 시작이다. 일제 강점기 때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신작로가 개설될 때 주민들이 직접 벚꽃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벚꽃이 만발하는 4월이면 발 디딜 틈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사랑하는 청춘 남녀가 두 손을 꼭 잡고 이 길을 함께 걸으면 영원한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혼례길’이라고도 불린다.

설레는 마음으로 벚꽃길을 지나 쌍계사 방향으로 걷다 보면 신라 흥덕왕 3년 때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이가 차 종자를 가지고 와 심었다는 ‘차 시배지’가 나온다. 잘 알려진 대로 지리산 녹차는 최상품이다. 바람에 따라 초록 물결이 인다. 이곳에는 녹차 체험 코스도 마련돼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입구에 세워진 쌍계 석문바위를 지나 쌍계사에 도착한다. 고색창연한 자태와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는 쌍계사는 천년 고찰의 단아함을 보여준다. 길이 크게 가파르지 않아 산책하듯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다. 쌍계사에서부터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불일폭포가 나타난다. 남명 조식 선생이 ‘열 걸음에 한 번 쉬고, 열 걸음에 아홉 번 돌아보면서’ 불일암에 도착했다고 할 정도로 절경을 뽐내는 폭포다. 고즈넉한 불일암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으로 여정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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