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바로가기

2012년 5월 30일 수요일

지리산펜션:전북 임실 대말방죽숲(대정저수지)








노송과 가시연꽃이 아름다운 대말방죽숲

전북 임실군 오수에 위치한 대말방죽숲은 대정저수지 둘레를 왕버들나무와 세월에 허리 굽은 노송이 둘러싸고 있다. 전주 남원간 17번 국도에 인접하고 있으며 멸종위기식물인 가시연꽃이 군락을 이루어 서식하고 있다. 마을이 크다 해서 ‘대말’로 부르다가 일제강점기 때 일본식으로 ‘대정리’라 명명하면서 ‘대정제’라 부르고 있지만 옛 이름인 ‘대말방죽’이 원래 이름이다. 오랜 세월, 모진 풍파를 견뎌온 노송이 둘러싼 저수지 안에는 2000년 이후 나타난 가시연꽃이 어우러져 있어 해가 지는 무렵 바라보고 있으면 그 아름다운 풍광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친정이 그리운 딸과 부모가 만나던 숲

대말방죽숲은 방죽을 둘러싸고 있는 왕버들나무와 허리 굽은 노송숲, 그리고 멸종위기종인 가시연꽃 군락이 현재가 가진 아름다움이라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과거의 추억, 아름다움이 담긴 곳이다. 옛날 대말이라 이름 붙여질 정도로 근동에서 가장 큰 마을이었고 마을이 큰 만큼 큰 방죽이 있어 벼농사가 성했고 부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근동에서 제일 넓은 곳이 대말방죽의 뚝이었는데 시집가서 재행 한번 다녀오면 친정에 갈수가 없었던 딸과 딸 가진 부모들이 그리움을 가슴에 안고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곳이었다. 이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반보기 풍습인데 8월 추석이후 농한기에 여성들이 일가친척이나 친정집 가족들과 양쪽집의 중간 지점에서 만나 회포를 푸는 풍속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니 장사꾼, 국밥장사, 엿장수들이 몰려와 장터를 이루었을 정도로 넓고 경치가 좋았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에 베어진 소나무의 흔적이 남아있는 숲

그 옛날, 딸과 부모가 만나고 장사꾼과 엿장수로 시끌벅적했던 대말방죽숲은 일제강점기를 맞으며 수난이 시작된다. 일제강점 이전에는 소나무들이 울창하여 장관을 이루었는데 일제 말 배를 만드는데 필요하다하여 모두 베어갔다. 오랜 시간 동안 곧게 뻗어 장관을 이루던 소나무는 자취를 감추고 허리 굽은 소나무 몇몇 그루만 서러운 어깨 기대며 옛정취의 흔적만을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저수지 동편에 있는 관란정이라는 정자 뒤로 소나무숲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조금이나마 과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대말방죽숲은 눈에 보이는 현상의 아름다움보다 아픈 역사를 견디어내며 지켜온 서러운 기개가 더 아름다운 숲이다.


이 숲을 추천합니다!

“아픈 역사와 멸종위기의 가시연꽃을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 생각합니다. 숲을 아름답게 가꾸어서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조화로운 삶을 가꾸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정정란님


대말방죽숲의 심사평

마을의 농업용수로 사용되어 왔다고 전해지는 방죽은 마을을 감싸는 큰 소나무숲과 방죽 주변의 왕버들
이 건강하게 잘 생육되고 있다. 또한 가시연꽃의 자생지로서 그것을 보전하려는 마을주민과 군청의 의지
가 엿보인다. 옛날부터 마을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온 숲이야기가 남아있어 생태적, 역사문화적, 교육적 가치 등 보전적 가치가 높은 숲이다.


대말방죽숲은?

위치 chr(124)_pipe 전북 임실군 오수면 대정리 대정제
주요수종 chr(124)_pipe 왕버들나무, 소나무
기타 chr(124)_pipe 가시연꽃 군락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
관리주체 chr(124)_pipe 전북 임실군청 (063-640-2311 / tour.imsil.go.kr)

2012년 5월 29일 화요일

CNN이 선정한 지리산풍경.-지리산펜션

CNN이 선정한 함양군 지리산과 다랑 논

【 미국 뉴스 전문채널 CNN이 경남 함양군의 지리산 천왕봉과 마천면 다랑논을 CNN이 선정한 ‘한국 방문 시 꼭 가봐야 할 곳 50선’중에 선정 해 화제가 되고있다. 사진은 마천면 다랑 논 전경(사진=함양군청 제공) photo@newsis.com 2012-02-19
【 경남 함양군의 지리산 천왕봉과 마천면 다랑논이 미국 뉴스 전문채널 CNN이 선정한 ‘한국 방문 시 꼭 가봐야 할 곳 50선’중에 선정이 돼 화제다.

CNN이 아시아 문화매체 정보 사이트 CNN GO를 통해 최근 ‘만약 당신이 한국에서 좁은 서울지역에만 있게 된다면 중요한 시간을 잃어버리게 된다.’ 라는 테마로 서울 지역을 제외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관광명소 50곳을 선정, 그 중 함양군의 명소 두 곳이 선정된 것이다.

함양군에 따르면 CNN GO는 국립공원 1호인 천왕봉(14위)에 대해서 “지리산에 위치한 1915미터의 천왕봉은 한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으로 수많은 등산객들이 해돋이를 보기 위해 천왕봉에 오르기도 하고 정상에서 멋진 광경을 보기 위해 오르기도 하지만, 어떤 이유건 간에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한국의 산맥을 보기 위해서는 꼭 들러보아야 하는 곳임에는 틀림없다.”라고 소개했다.

또 마천면에 위치한 다랑논(29위)은 “지리산 산자락에 있는 다랑논은 계단식 논의 아름다운 모습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여름에 논에는 하늘이 비쳐지며 가을에는 수확 시즌을 맞아 주위를 밝은 금빛으로 물들인다.” 고 전했다.

함양군 관계자는 “천혜의 자연관광자원과 풍부한 문화관광자원을 보유한 함양군을 세계인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다”며 “천년의 숨결을 간직한 상림공원과 양반고택의 준수함을 보여주는 지곡 개평한옥마을 등 지역의 특색 있는 관광지를 널리 알리고 국내외 관광객들이 쉽게 찾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편 '지역을 보고 세계를 경험한다(Local Insights, Global Experiences)'라는 주제로 2009년 출범한 CNN GO는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8개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여행지, 문화, 먹을거리 등을 소개하는 공신력 있는 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2012년 5월 28일 월요일

지리산펜션:지리산여행"내일로"(지리산펜션,지리산,지리산둘레길)





여름에는 '내일로' 타고 지리산온천여행 가자
만 25세 청소년 대상으로 판매되는 코레일 '내일로' 여행자 급증


서울 경기 등의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멀게 느껴진다는 단점 때문에 여름 여행코스에서 자주 소외되었던 지리산에 변화가 찾아왔다. 요즘 지리산 인근 하동, 구례, 순천, 담양 지역에는 곳곳에서 북적이는 배낭여행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지리산 둘레길을 걷거나 혼자 담양 죽녹원의 대나무숲을 거니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대학생들의 여름방학 시즌이 돌아오면서 본격적으로 '내일로' 여행을 떠나는 '내일러'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 내일로란?
코레일이 매년 판매하는 '내일로 티켓'은 만 25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기간 한정 무제한 열차 승차권으로 '한국의 유레일 패스'라고 불리기도 한다. KTX를 제외한 새마을호 등 모든 일반열차를 7일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승차권인 '내일로 티켓'은 이미 여러해 전부터 알뜰한 청년 여행족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던 상품. 특히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가 폭넓은 인기를 얻으며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관광지 맛집 등을 추천하는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하다.

- 내일로 추천 여행코스
내일로 티켓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열차를 7일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57,400원의 저렴한 금액으로 전국일주까지 가능한 내일로 티켓의 특징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는 지역은 바로 잘 발달된 열차노선의 전라도 지역. 실제로 내일로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인 순천, 담양, 구례, 남원, 보성, 곡성, 여수 등은 '내일로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옛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낙원읍성과 보석같은 자연환경의 순천만으로 유명한 순천, 녹차밭의 보성과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있는 향일암의 고장 여수를 거쳐 레일바이크와 곡성래프팅을 즐기고 구례를 찾아 전통문화를 만끽하는 전라도 일주 코스는 내일로 추천 여행코스로 손색이 없다. 전라도의 등줄기를 가로지르는 지리산 국립공원 역시 내일로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여행지. 특히 지리산 국립공원 내 구례 온천 특구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동양 최대의 온천테마파크를 만나볼 수 있는 '지리산온천랜드'가 있어 여행에 지친 내일로 여행객들의 피로를 풀어준다.



지리산 둘레길과 국립공원을 둘러보고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지리산 온천여행 코스의 랜드마크로 여겨지는 지리산온천랜드는 100% 게르마늄탕과 노천온천, 테마온천 등에 더해 최신식 리조트 설비와 찜질방까지 갖추고 있다. 6박 7일간의 여정에 있어 머물 곳 찾기가 항상 고민인 내일로 여행객들을 위한 쉼터가 되어줄 곳으로 보이는 지리산대호펜션은시원한 자연환경과 주변 관광지에 인접해있어 추천할 만한 숙박장소다.따라서 색다른 관광지이자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가지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5월 27일 일요일

지리산 남부 드라이브코스:ㅈ리산펜션

 *화개장터
 *쌍계사
 *석주관



 *운조루
 *섬진강변
 *천은사
*노고단

지리산 남부_ 하동 화개 전남 구례

섬진강과 지리산의 완벽 궁합



화개면은 경상남도 하동군에 속하지만 19번 국도를 사이에 두고 전라남도 구례와 맞닿아 있다. 섬진강을 경계로는 광양시와 이웃하고 있으니 조영남의 노래 그대로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하류의 절묘한 곳에 위치한 셈이다. 해방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5대 시장 중 하나였던 화개장터는 지리산 화전민들의 산나물과 내륙지방 사람들이 가져온 쌀과 보리 등이 거래되었던 곳이다. 뱃길을 이용한 수산물도 쉽게 구입할 수 있었으니 닷새에 한번 이곳에서 열렸을 번잡한 장터의 모습이 쉽게 그려진다. 그러나 지금은 화개나 인근 지역 사람들에겐 그닥 인심을 얻지 못하고 관광객을 위한 허울뿐인 장터로 남아 있는 게 전부다.



화개에서 5km 거리의 쌍계사는 신라 성덕왕 23년(724) 의상대사의 제자 삼법이 창건한 명찰이다. 기록상으로는 삼법이 세운 옛 절터에 진감선사가 새로이 세웠다고도 한다. 처음에 옥천사라 이름한 것을 정강왕 시절 진주땅에 또 다른 옥천사가 있어 ‘쌍계’라는 이름을 내렸다. 경내에는 불교음악 범패를 교육하던 팔영루, 스리랑카에서 가져온 석가의 진신사리를 봉안해 세운 구층석탑,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 최치원이 쓴 진감선사대공탑비(국보 제47호), 고려시대 마애불 등이 있다.



화개에서 구례 방향으로 약 5.8km를 달리면 진행 방향 오른쪽으로 석주관 칠의사묘가 보인다. 석주관은 예로부터 마한과 진한, 백제와 신라,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에 선 곳으로 허물어진 성터가 남아있기도 하다. 조선 선조31년(1598) 정유재란 때 진주에서 올라온 왜군이 석주관으로 쳐들어오자, 구례 출신 선비 왕득인•이정익•한홍성 등이 수백의 의병을 모아 싸우다 순절했는데, 이들의 충절을 기려 고종5년(1868) 이곳에 칠의단을 건립했다.



석주관을 나와 5분쯤 달리면 역시 오른쪽으로 ‘지리산 반달곰이 살고 있는 곳’ 문수사의 커다란 안내판이 보인다. 마을을 통과해 약 7km 산길을 올라서는 불편이 있지만 산중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문수사의 여름 공기는 상당히 상쾌한 편이다. 다만 2001년 겨울 태어난 반달가슴곰이 붉은 철창에 갇혀 엎드린 모습이 제법 안쓰럽게 다가선다. ‘곰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안전경고와는 달리 곰먹이로 쓰일 과일을 몇 천원에 판매하는 것도 사찰 분위기완 어울리지 않는다. 문수사 인근에는 펜션 혹은 카페로 보이는 건물 두어 채가 신축 공사 중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모양인데 아직은 구불구불 시멘트 좁은 도로여서 운전실력이 미흡한 사람은 섣불리 나서지 않는 게 낫다. 능숙한 운전자라도 교차 통행시 어려움이 많으므로 방어운전에 신경써야 한다.



문수사를 내려와 오미리로 들어서면 호남의 대표적인 양반집 운조루에 닿는다. 우리나라 3대 명당 중 하나로 꼽히는 오미리는 금환락지 땅으로도 알려져 있다. 1776년 무관 유이주(1726~1797)가 지은 건물로 조선시대 양반 가옥의 전형을 보여준 것을 인정 받아 중요민속자료 제8호로 지정돼 있다. 집앞엔 입장료가 1000원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지만 구멍가게에서 봄직한 플라스틱 의자만 솟을대문 앞에 쓸쓸히 누워 있고, 매표를 하는 사람도 집안을 건사하는 사람도 없이 한적하기만 하다.



운조루를 나와 냉천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전주~순천을 잇는 4차선 산업도로다. 일단 이 도로로 진입해서 천은사 이정표를 보고 다시 우회전하면 구한말 절조 있는 삶과 죽음으로 일생을 마친 우국지사 매천 황현(1855~1910)의 매천사당이 나온다. 그대로 진행하면 천은사에 닿는데, 냉천삼거리부터 치자면 약 8.6km다. 천은사 직전 매표소에서는 1인당 3200원씩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이 매표소는 지리산 다른 매표소에 비해 산꾼들의 입방아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곳이다. 천은사 입구가 아닌 도로변에 있어 천은사를 방문하지 않고 성삼재로 올라가는 모든 차량에게도 문화재관람료를 포함한 입장료를 받는 것이 문제가 된 것. 실제로 몇 해 전 참여연대의 한 회원이 천은사를 상대로 “지리산국립공원 입장료와 천은사 문화재관람료를 한꺼번에 징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문화재관람료 반환 소송을 낸 적이 있을 정도다.



차량으로 휭하니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천은사는 천덕꾸러기 사찰에 불과하지만 마음 먹고 들려보면 천은사 특유의 호젓함이 두 눈을 사로잡는다. 소나무 그늘이 드리운 일주문 현판에는 ‘지리산 천은사(智異山 泉隱寺)’ 글씨가 마치 흐르는 물처럼 세로 두 줄로 누워 있다. 천은사는 흥덕왕 3년(828) 인도 승려 덕운조사가 창건했다. 창건 당시의 이름은 ‘이슬처럼 맑고 차가운 샘물’이 있어 감로사라 했는데, 천은사로 이름을 바꿔 중건된 건 조선 숙종 4년(1678)이다.



성삼재(1090m) 도로는 심원~달궁으로 이어지는 약 37km의 구간 포함 원래 군사작전 도로였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뒤 별로 쓸모가 없어지면서 폐도로 버려져 있다시피 한 것을 국가에서 지리산 관광개발을 위해 지난 1988년 개통시켰다. 이곳에서 노고단까지는 약 4.7km로 왕복 1시간 30분쯤 걸린다.

래프팅,엄천강래프팅:지리산펜션


지리산펜션:노고단


지리산페션:운봉 허브밸리


2012년 5월 24일 목요일

지리산펜션:지리산 북부권 드라이브코스





 *달궁계곡
*정령치

*달궁야영장

*뱀사골

*뱀사골 탐방안내소

*뱀사골(반선상가)마을

*백장암 전경

*백장암 3층석탑

*백무동 마을

*백무동 탐방안내소

*백무동 야영장


지리산 북부_ 전북 남원  경남 함양
달의 궁전에서 자연휴양림까지

구절양장으로 흐르는 861번 지방도로를 따라 내려서면 오른쪽에 ‘하늘아래 첫동네 심원마을’이란 간판이 보인다. 해발 800m 안팎이니 마을을 나타내는 광고 문구가 그리 거짓은 아니지만 막상 마을로 들어서면 온통 민박과 식당들뿐이어서 고즈넉한 산촌의 정취를 느끼고픈 사람들에겐 아무것도 아닌 마을이 되었다.

심원마을 입구에서 5분쯤 달리면 달궁(도계)삼거리. 직진을 해야 달궁으로 갈 수 있지만 왼쪽의 정령치휴게소도 한번은 다녀올만하다. 지리산 서북릉 산행의 중간 기점인 정령치휴게소에 서면 드넓게 펼쳐진 지리산 능선들을 조망할 수 있다. 휴게소에선 간단한 음식과 부식류를 판매한다. 다시 삼거리로 나와 달궁으로 방향을 튼다.

공증된 기록은 아니다만 서산대사의 <황령암기>에는 “지리산 반야봉 아래 깊은 골짜기 달궁계곡에 마한의 한 부족국가가 피난해 들어와 진을 치고서 인근 정령과 황령 등 두 고개를 수비하며 이 천연의 요새를 1세기 가량 유지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소위 ‘달의 궁전’으로 불린 달궁에 대형주차장을 만들면서 왕궁터로 추정되는 곳이 일순간 시멘트 범벅을 덮어쓰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80년 전쯤 심원계곡에서 쏟아져내린 폭우로 마을이 쓸려나가면서 왕궁터가 발견되었는데, 청동제 숟가락 수십 개와 활촉으로 보이는 쇠붙이가 대량으로 나왔다는 것. 여름철이면 이 일대 계곡은 넘쳐나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달궁에는 민박과 식당이 많으며 오토캠핑이 가능한 야영장도 구비돼 있다.

달궁을 벗어나 10분을 조금 못 달리면 뱀사골계곡으로 이어지는 반선이다. 기존 건물을 헐고 새로 지은 전적기념관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듯한데, 승자도 패자도 없는 한국전쟁의 상흔을 붉게 솟은 저 건물이 어떠한 ‘전적’으로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이곳에서 뱀사골대피소까지는 약 3시간 30분 걸린다. 반선지구 역시 식당과 민박집들이 즐비한데 그중에서 유독 지리산 산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곳은 지리산산채식당(063-625-9670)과 일출식당(063-626-3688 )이다. 두 곳을 포함 대부분의 식당들은 지리산에서 직접 채취한 산나물을 밥상에 내어놓는데, 지리산 여느 관광단지에 비해 산나물이 가장 풍부한 곳도 이곳 반선지구 일대가 아닐까 싶다.

반선을 빠져나오면 인월과 마천쪽으로 나뉘는 삼거리. 왼쪽 인월은 남쪽의 화개처럼 경상도(함양)와 전라도(남원)가 맞닿은 지역이자 88고속도로 지리산IC가 있는 곳이다. 지리산자락을 돌아보려면 인월 대신 오른쪽 마천 방향으로 가야 한다. 도로를 따르면 곧 왼쪽으로 백장암이 보이는데 국보 제10호로 지정된 통일신라 삼층석탑이 있다. 오른쪽으로는 이 백장암을 속암으로 품고 있는 구산선문의 대표적 사찰 실상사가 있다. 산중이 아닌 평지에 펼쳐진 사찰이란 것도 특이 할만하다. 실상사 진입로 옆에는 지리산 환경지킴이 지리산생명연대(www.savejirisan.org) 사무실이 있다.

마천에 가까워지면 오른쪽으로 북부 지리산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백무동이 보인다. 백무동에서는 하동바위 코스를 통해 장터목대피소(천왕봉)까지 갈 수 있고, 한신계곡을 올라 세석대피소(촛대봉)로 갈 수 있다. 어디든 4시간이면 넉넉하다. 백무동 옆길로 들어서면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지리산자연휴양림(055-963-8133)을 만날 수 있다. 지리산이라면 허름한 민박집이라도 곧 자연휴양림이 되겠지만 막상 도로가 끝나는 자연휴양림까지 올라서면 기분이 달라진다. 깨끗하고 정갈한 배치여서 누구나 하루쯤 묵어가고 싶은 곳이다. 산막의 경우 7평형은 4만4000원이고 12평형은 5만5000원씩이다. 그외 최고 28평까지 있으며 야영데크도 4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휴양림에서 마천까지는 약 7km.

마천에는 KBS-1TV <이것이 인생이다>에 출연했던 ‘소문난 짜장(055-963-3799)’이 있다. 외팔이 주인 강상길씨가 하나 뿐인 팔로 면을 뽑고 요리를 하는데 그 맛이 괜찮다. 강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 <나의 프로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길은 마천에서 추성리로 이어진다. 추성리는 지리산 최대 계곡으로 꼽히는 칠선계곡의 초입마을이지만 피서를 즐기려면 모를까 산행을 위해선 진입이 어렵다. 현재 자연휴식년제 구간으로 묶여 있기 때문. 머잖아 개방한다는 소문도 있으니 공단직원의 눈치를 살피며 탈주범처럼 이 계곡을 오를 일도 곧 없어질 것 같다.

- 오도재 정상(750m)과 조망휴게소에 들려보는 것도 좋다.


2012년 5월 23일 수요일

지리산펜션:지리산도보여행

지리산자락 도보여행 1.
거기 그곳, 지리산의 핏줄로 태어난 땅들

성삼재~산내(실상사)~마천~휴천~금서(구형왕릉)~향양~밤머리재~명상삼거리

 백두대간 가장 마지막에 중심축처럼 솟은 지리산은 우리나라 산악의 대표성과 상징성 그리고 역사성을 고루 갖춰 ‘민족의 영산’으로 불린다. 전북•전남•경남, 5개 시•군 약 471㎢에 두루 걸쳐, 천왕봉(1915m)•반야봉(1751m)•노고단(1507m) 등의 봉우리를 비롯해 25.5㎞의 주능선 상에 해발 1000m가 넘는 준봉들을 연이어 거느리고 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법. 각각의 봉우리마다 칠선•한신•뱀사골•피아골•도장골•목통골•대성골 등의 청정계곡을 품고 있으며, 주능선을 중심으로 각각 남북으로 큰 강도 흘러내린다. 함양과 산청을 거쳐 진주 남강이 되는 엄천강 물줄기와 진안 데미샘을 출발해 광양 망덕포구에서 짠물과 몸을 섞는 섬진강, 그밖에 경호강, 횡천강, 덕천강에 이르기까지….

산자락 곳곳에는 화엄사•연곡사•천은사•쌍계사•실상사•대원사•칠불사•벽송사 등의 명찰들이 들어서 있으며, 녹차 시배지(경남 하동)와 문익점 면화시배지(산청)도 있어 역사와 문화와 섭생의 적절한 합일체가 된다. 박경리 소설 <토지>, 김동리 소설 <역마>,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 이병주 소설 <지리산>, 최명희 소설 <혼불>, 이성부 시집 <지리산> 등도 이 곳을 모태 삼아 태어났고, 심지어 흥부와 춘향이와 변강쇠의 고장이며, 지리산 곁의 곡성은 심청의 마을로 통하기도 하니, 지리산군은 산행과 문화와 역사체험을 한번에 체득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 산악지대’라 할 것이다.

그러니 지리산을 산행의 대상으로 한정해선 곤란하다. 아니, 산행만으로도 평생을 걸려 다 알지 못하는 곳이지만 한번쯤, 살면서 딱 한 번은 지리산 둘레를 두 발로 온전히 걸어보며 그 산에 기대어 사는 민초들의 고단한 삶과 오래 전부터 그 자리를 지키어 선 문화재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할 터.

지리산 둘레는 대략 800리, 너른 도로를 기준으로 약 200㎞이며 임도를 따를 경우 165여㎞까지 걷는 거리를 줄일 수 있다. 1구간은 서쪽 성삼재(전남 구례군)에서 시작해 전북 남원시 달궁~반선~산내를 거친다. 이후 도계를 넘어 경남 함양군 마천~휴천, 산청군 금서를 지나 동쪽의 밤머리재 아래 명상삼거리까지 지리산 북쪽을 감아 돈다. 다음 달에 걷게 될 2구간은 명상을 출발 삼신봉터널 통과 후 하동군 청학동으로 진입, 하동에서 구례를 거쳐 첫 출발점인 성삼재를 오르는 것으로 마칠 예정이다.


첫째 날   성삼재~달궁(쟁기소)~반선
청정 계곡의 상징, 달궁과 뱀사골

낮 12시 20분, 구례를 출발해 성삼재(1090m)로 떠나는 군내버스는 송곳 하나 세울 틈도 없이 승객들로 빼곡하다. 발 옆에 엉거주춤 세워둔 배낭은 구비구비 고갯길을 돌아설 때마다 자꾸만 앞뒤로 움직이며 요동 친다. 누군가의 배낭에서 잘 익은 김치냄새가 난다. 징검다리 연휴를 앞둔 터라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나 좌석에 비스듬히 등을 기댄 승객이나 여느 때완 달리 다소 들떠 보인다.

도착지는 모두 성삼재. 대부분 주능선 종주 등 산행에 목적을 두었을 테지만 그 고갯마루에 내려 나흘간의 도보 일정을 이어갈 이는 나와 부산에서 출발한 현주(P양) 뿐. ‘한 번은 걸어야 할 일’이라 위로하지만 산속으로 사라지는 등산화의 둔탁한 발자국 소리에 자꾸만 시선이 간다. 우리에게 할당된 아스팔트는 지열로 이글이글 끓어 올라 달걀이라도 톡- 떨어뜨리면 그대로 익혀버릴 태세다.

심원~달궁으로 이어진 861번 도로(약 37㎞)는 원래 군사작전용이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 뒤 별로 쓸모가 없어지면서 버려지다시피 한 것을 국가에서 지리산 관광개발을 위해 지난 1988년 개통 시켰다. 얼마 전 끝난 5.31 지방선거에서도 벽소령 아래 모 마을, 모 후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벽소령 산간 임도를 포장 해주겠다’ 공약을 내세웠다만, 언젠가 세월이 흐르면 지리산 한중간에도 성삼재 같은 아스팔트 도로가 뚫릴지 누가 알겠는가. 가슴에 훅- 불이 붙는다. 아스팔트 열기에 머리가 아프다.

성삼재는 주능선 종주 시작 지점인 노고단 턱밑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높은 고갯마루에서 시작해야 첫날의 무리한 진행을 막을 수 있어 도보여행 출발점으로 제격이다. 그러나 정작 성삼재에 서면 방송국 중계탑을 머리에 얹은 노고단보다 주능선 한쪽으로 다소곳이 비껴선 반야봉의 위용이 더 무겁게 가슴 한쪽을 압박해온다.

성삼재를 출발 40분 후쯤, 간이 매점인 ‘심원쉼터’에 닿는다. 그 옆 샘물에 배낭을 내리고 앉았는데 지나던 관광버스 한 대가 샘 가까이 차를 대더니, 우르르- 아주머니 한 무리가 내린다. 마치 샘터를 만날 걸 알기라도 한 것처럼 손에는 모두 플라스틱 물병. 아주머니들이 물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데, 도로변에 있던 돌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연세 지긋한 할머니가 넘어지신다. 아주 순간적이었는데 찢어진 바지 사이로 무섭게 쏟아지는 피…  구급약을 챙겨와 치료하기 분주한데, 그 와중에도 어떤 일행은 ‘비싼 약’을 강조하며 조금만 바르라고 신신당부다. 거참.

동네 전체를 철거하니 마니,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심원마을(750m) 입구에 닿기 전 보성에서부터 달려온 119를 만난다. “쭈쭈바 사와라” 농담처럼 말했는데 정말 사왔다. 현주와 시원하게 먹으며 119 모델 삼아 사진도 찍고(어쩔 수 없는 업무인지라). 119는 갈 데가 있다며 휭- 사라지고(나중에 알고 보니 뱀사골에 잠시 올랐다고), 다시 둘이 된 현주와 나만 두런두런 이야기 하며 길을 잇는다. 도보여행을 통해 처음 만난 사이지만 대화가 잘 통한다.

오후 3시 4분, 정령치와 달궁으로 나뉘는 도계삼거리(730m)이다. 정령치까지는 6.5㎞로 육모정을 거쳐 남원 시내로 길이 이어진다. 지리산자락을 돌기 위해선 달궁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성삼재에서 걸어온 길이 5㎞다. 첫날인데다 고도를 낮추며 내려선 탓에 아직 힘든 줄 모르겠다. 달궁 진입 전 도로 우측의 쟁기소로 내려선다. 계곡에 드리운 철쭉 빛이 아름다워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잦은 쟁기소엔 반야봉을 오르는 등산로(8㎞)가 있지만 오는 2015년까진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산행은 금지돼 있다. 철계단을 내려서자, 된장찌개 냄새가 허기진 위를 콕콕- 자극한다.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그러나 부부일 것 같진 않은 남녀가 식사를 권하는데, 정작 한쪽에 놓인 수박이며 참외에 더 마음이 간다. 못 이기는 척 밥에다 된장찌개를 듬뿍 떠 먹으며 권하는 술도 마다하질 않는다. 이러다 음주도보에 걸리는 건 아닌지 걱정, 젊은 시절 이야기(한라산에서 고등학생들 구해준 얘기)를 꺼내 놓으며 40여 분간이나 우리를 잡아두는 중년 사내 앞에서 혹시 불법 취사로 함께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건 아닌지 또 걱정. 법대 교수라고 하던데, 만약 공단직원이라도 출동하면 법 내용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피해가시려나…  “고맙습니다!” 인사를 다급히 건네고 정작 쟁기소 물속엔 손끝 하나 넣어보지 못한 채 황급히 도로로 올라선다. 그제야 조급했던 마음이 풀리며 참았던 웃음이 쏟아진다.

달궁야영장도 색색의 집들로 분주하다. 250여 동의 텐트를 칠 수 있고 오토캠핑도 가능해 여름이면 피서 인파로 북새통이다. 좁은 2차선 도로에 무질서하게 주차 된 차량들과 계곡에 바윗돌처럼 박힌 사람들이 외려 숨통을 죄어오는 터라, 한여름엔 차라리 달궁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달궁과 덕동마을을 지나면 곧 뱀사골 초입인 반선집단시설지구다. 점심 때 성삼재를 떠났으니 더 이상 진행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우측으로 다리를 건너면 약 9.2㎞에 이르는 뱀사골 코스. 2001년에 만든 자연관찰로에서 4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낮 2시, 계곡생태계•명소이야기•숲이야기•수서곤충에 관한 자연해설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 요룡대에서 막차 위까지 6.4㎞의 계곡 본류는 2010년까지 계곡휴식년제가 실행 중인데, 산행이 금지된 건 아니고 계곡으로 들어가는 것만 금하고 있다.

‘지리산산채식당’에 여장을 푼다. 반선 버스정류장 주변에는 원체 많은 식당들이 밀집해 있어 딱히 한 곳을 정하기 어려운데, 대체로 음식맛 때문에 고생할 일 없을 만큼 솜씨가 좋다. 식당에서 우연히 뵌 무토님(달궁에 카페 모임이 있다고), 뱀사골 산책을 다녀온 119, 내일부터 합류하게 될 강병규(우리산하) 님과 산내에 사는 김현수 님까지 저녁식사 자리가 만원이다. 지리산표 취나물에 흑돼지 삼겹살을 하나씩 얹고 한나절의 노곤함을 잊어본다. 산채식당 최사장님의 배려로 오늘은 식당 2층에서 무료로 잔다. 감사!!!


둘째 날   반선~산내(실상사)~마천~휴천 고정마을
천년 고찰을 뒤로 하고

얼굴이 다소 푸석했지만 몸 컨디션은 생각보다 좋다. 민박촌으로 이뤄진 부운마을과 유난히 굿당 많은 개선마을을 지난다. 현수님 말로는 이 일대 어느 남자 무당이 귀신을 쫓겠다며 여자 의뢰인을 물속에 넣고 빼는 반복 과정에서 그만 그녀를 죽게 했다던가. 이른 아침 솔숲에서 흐르는 호랑지빠귀 소리는 쓸쓸한 영혼이 불어대는 휘파람 같다. 뱀사골로 진입하는 내령매표소를 거꾸로 돌아나서면 곧 팔랑마을 입구에 닿는다. 이곳에서 바래봉까지는 약 2㎞. 매년 5월 중순이면 바래봉 일대를 붉은 빛으로 수놓는 꽃물을 보기 위해 저 건너 운봉과 정령치는 물론 이곳 팔랑을 통해 바래봉을 오른다. 아니, 정확히 말해 바래봉 철쭉은 팔랑치 일대에 집중적으로 피어 있으니, 어쩌면 팔랑마을이야 말로 바래봉 철쭉의 가장 중심에 서있어야 할 곳인지도 모르겠다.

아침은 토비스콘도 야영장에서 해먹기로 한다. 서울에서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남원시 산내면, 뱀사골 입구로 이사 온 아마추어 사진작가 병규님의 ‘김치고래탕’이 대기 중이다. 배낭에 고래고기를 넣어왔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낯선 맛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밥이 되기도 전부터 숟가락을 입에 물고 물끄러미 그의 손끝만 바라본다. 코펠 가득 물을 붓고 김치를 넣고 멸치를 넣고, 고래는…  아니, 세상에. 저 말라버린 멸치를 고래라 농담한 것도 모르고, 정말 고래 살점이라도 넣어온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니…. 바보. 계곡 옆에 자리한 야영장에서 느지막이 아침을 먹고 이제 다시 걷는 일에 열중이다.

야영장을 벗어나 2분쯤 걸으면 원천 시내버스 정류장이고 이곳에서 큰 도로를 버리고 우측으로 돌아 마을 길을 따른다. 이 길은 35분 후에 실상사 돌장승 앞에서 끝을 맺는다. 해탈교 입구엔 산나물 등을 판매하는 동네 아낙들이 앉았고, 오가는 관광객 몇이 물건을 이리저리 살피며 가격 흥정에 한창이다. 쑥인절미 한 봉을 사들고 나무 그늘에 앉아 한 입씩 베어문 후에야 실상사 경내로 들어선다.

통일신라 흥덕왕 3년(828) 홍척 증각대사가 창건했다는 실상사에는 다보탑 복원의 전신이 되었다는 두 개의 삼층석탑과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들이 그득하다. 산중 깊은 사찰과는 달리 평지에 세워진데다 단일 사찰로는 가장 많은 국가 지정 문화재를 보유한 곳 중 하나. 무엇보다 반야봉의 그늘에서 벗어난 산줄기가 이곳 산내에서 비로소 천왕봉•중봉•제석봉의 묵직한 그림자 속으로 담겨진다.

능선상에서 바라보는 천왕봉과 그보다 1500m는 족히 키를 낮춘 마을에서 올려다본 천왕봉의 모습은 그 느낌이 사뭇 다르다. 산내 사람들이 맞는 바람과 비는 모두 천왕봉에서 왔을 터. 실상사 앞 ‘항우공방’에 들러 차가운 매실차로 목을 축인다. 서울의 모 광고기획사에서 근무하다 6년 전쯤 산내로 내려왔다는 조항우 님이 운영하는 찻집으로 주인의 세심한 정성이 손끝마다 묻어난다. 매실차가 보약처럼 세포 하나하나를 자극하는 듯하다.

낮 1시 45분,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이라 적힌 초록색 이정표가 보인다. 남쪽 하동 화개가 경남과 전남의 경계라면 북쪽의 인월과 산내는 전북과 경남의 경계.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이정표 아래 아스팔트 색도 남원과 함양 사이에서 그 빛깔을 구분하고 있다. 일행의 연장자면서도 가장 짓궂은 병규님이 신기한 걸 보여주겠다며 아스팔트 경계에서 두 발을 번갈아 폴짝인다. 소위 경남과 전북을 순식간에 오가는 일종의 유체이탈. 그야말로 ‘도를 넘어섰다!’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며 경상도 땅으로 땀에 절은 몸을 옮긴다.

지리산자락 어디든 지리산 산행의 들머리가 되겠지만 함양군 마천은 능선 너머 산청군 중산리와 더불어 천왕봉을 오르려는 사람들로 1년 내내 붐비는 곳이다. 오죽하면 동서울터미널에서 이곳 백무동까지 한번에 오가는 버스, 그것도 밤 12시에 운행하는 심야버스를 배정했을까. 진주나 원지에서 갈아타야 하는 중산리와는 달리 백무동으로 향하는 서울의 지리산꾼들은 서울을 떠날 때 눈을 감고 백무동에서 눈을 뜨면 그만이다. 백무동 기점 5.8㎞에 장터목대피소가 있고(하동바위 코스), 6.5㎞엔 세석대피소가 있다. 특히 세석으로 오르는 한신계곡 코스는 지금 같은 더위엔 제격. 가내소•한신•오층 등의 폭포가 등산로 곳곳에 걸려 주능선으로 향하는 걸음을 몇 번씩 멈추게 할 것이다.

백무동으로 들어서는 가흥교를 지나 ‘방산집’에서 매콤한 비빔국수로 점심을 해결한다. 방산집 앞에는 KBS-TV <이것이 인생이다>에 출연해 일약 스타가 된 ‘소문난짜장’이 있다. 하나뿐인 팔로 자장면 면발을 뽑아내는 솜씨가 일품인데, 외팔이 사장 강상길 씨는 <나의 프로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음식점 밖으로 내몰린 대형 배낭들은 노곤한 몸을 햇살에 말리고, 배낭을 벗어낸 산꾼들은 시원한 콩국수를 후루룩- 입안으로 밀어 넣으며 산행 피로를 씻고 있다. 기억할 리는 없겠지만 문밖에 나선 주인장에게 인사를 하고 걸음을 옮긴다. 그 후 ‘방장제일문’이라 적힌 석문을 통과한다.

오후 4시 2분, 의탄교 앞 폐교 등나무 그늘에 앉아 잠시 쉰다. 의탄교를 건너면 칠선계곡이 있는 추성리에 닿는다. 엄밀히 말하면 칠선계곡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07년까지 자연휴식년제로 묶여 산행이 금지된 칠선계곡은 그렇다 쳐도 국골•초암릉•어름터 등의 코스가 천왕봉을 향해 줄기차게 치솟아 있다. 벽송사와 서암도 의탄교 너머에 있다.

오도재 갈림길에서 산청•유림 방면으로 방향을 튼다. 오도재로 올라서면 함양의 금대산~백운산~삼봉산 산행이 가능하다. 원정마을을 지나 오후 5시 용유담 이정표에 닿는다. 함양 군내 등산안내지도가 커다란 얼굴로 도로변에 서있다. 큼직한 바위들이 엄천강을 따라 아무렇게나 흩어져있다. 땀에 찌든 발도 쉬게 할 겸 강가로 내려가 발을 적신다. 생각만큼 시원하진 않지만 발가락 틈을 헤집는 물줄기에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마을 입구마다 뽕나무 하나씩은 뿌리를 내리고 있어, 까맣게 익은 오디 열매가 바쁜 걸음을 더디게 한다. 배낭을 내릴 생각도 없이 나뭇가지 하나씩을 가까스로 끌어내려 작고 까만 열매를 떼어낸다. 손가락이며 입술 주위가 금세 보랏빛으로 물이 들지만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유쾌하게 웃어보일 뿐,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간다.

걷는 내내 습관적으로 도로 옆 수로를 본다. 별별 동물들의 잔해가 가득한데, 소위 ‘로드킬’에 희생된 생명들. 크게는 멧돼지부터 뱀, 개구리, 이름을 알 수 없는 새, 그리고…  “저게 뭐지?” 수로 시멘트 위에 어느 동물의 머리뼈가 놓여져 있는데, 영락없이 반달곰이다. 혹시 최근 실종된 반달곰이 있는 건 아닐까 하여, 현수님은 곧바로 지리산생명연대에 전화를 한다. 간혹 살아있는 뱀들이 수로 옹벽 구멍에 긴 몸을 구긴 채 잠이 들어 있다.

견불동 입구를 지나 고정마을에 닿았을 땐 이미 저녁 6시 30분. 진행이야 더 할 수 있겠지만 더 간다 해도 마땅히 숙박할 곳이 없다(현수님 상태가 좋지 않기도 했음). 마침 함양으로 가는 군내버스가 온다. 오늘은 함양읍내 찜질방에서 하룻밤 묵기로 한다. 시원하게 씻을 생각에 기분까지 개운하다. 함양에 들어서니 피자박스를 들고 가는 아가씨들. 새삼 피자 생각이 간절한데, 남자들이 좋아할 리가 없다. 현주는 한 술 더 떠 “피자엔 맥주가 최고”라고 추켜 세운다. 걷는 것도 소용없이 살 찌기 딱 좋은 메뉴다. 그래도 먹고 싶다. 남자들 얼굴빛이 점점 어두워진다. 그냥 알탕인가 대구탕인가를 먹고 찜찔방으로…

아, 오늘은 대한민국과 가나의 평가전이 있는 날. 맥주 대신 시원한 석류 음료를 시켜놓고 티비 앞에 앉지만 저절로 졸음이 온다. 우리가 낮에 본 머리뼈가 정말 반달곰이 맞다면, 그래서 우리가 실종된 반달곰의 사체 중 일부를 찾아낸 거라면, 우린 보상금으로 뭘 받을까. 만약 헬기 한 대를 준다면 어떻게 나눠야 하나…  부질없는 고민과 걱정과 웃음으로 티비 앞에 앉았다가, 스르륵- 잠이 든다. (그거 반달곰 아니란다. 헬기 나눌 걱정은 없겠다).





 셋째 날   고정~엄천강(한남교~자혜마을~화계)~구형왕릉~향양
길 위의 인연들

함양읍내의 아침은 짙은 안개로 가득하다. 여느 도시의 이 시간대라면 출근 준비로 분주한 직장인들로 머리가 아플 텐데, 조그만 소읍의 이른 아침은 안개에 묻힌 이 풍경 그대로 한적하고 스산할 뿐이다. 남자 일행인 병규님과 현수님은 산내로 잠시 돌아가고, 현주와 나는 함양읍에서 마천으로 떠나는 아침 6시 30분 버스를 타고 어제 벗어났던 고정마을로 향한다.

초행인 길이어서 혹시 잘못 내릴까 잔뜩 긴장이다. 고정마을을 지나쳐 내려도 억울하지만 고정마을 한참 못 미처 내려도 애매한 노릇. 어제 신경 써 봐둔 지형지물을 지나 고정마을에 정확히 내린다. 걸음을 내디딘지 20분이나 지났을까. 검은색 지프차를 몰고 가던 운전자가 행선지를 물으며 태워주겠다고 한다. 때론 여행자 곁을 매섭게 스치며 운전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렇게 태워주지 못해 몸살을 앓는 이들도 많다. 고맙다는 인사만 전하고 계속 걸음을 옮기는데 이번엔 방향을 바꿔 다시 우리 쪽으로 돌아온다. 아무래도 맘이 놓이지 않았는지 대뜸 “차 한 잔 대접하겠다” 인심이다. 우리가 전날 스쳐온 견불동에서 민박집을 한다고.

산중에서 만나는 이들이 금세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되는 것처럼, 도보여행의 재미도 길에서 만나는 인연 때문에 빛이 나는 법. 낯선 남자의 제의에 움찔할 법도 하다만 일단 그의 차를 얻어 타고 견불동으로 올라선다. 해발 400m쯤 자리한 견불동은 마을에서 건너다 뵈는 능선이 누워있는 부처, 즉 와불을 닮아 ‘부처를 마주한 동네’란 뜻으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혹은 신라시대에 ‘견불사’라는 절이 있어 그런 이름이 되었다고도 전한다. 고작 10여 가구가 전부지만 그 중 절반 가까이가 외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다. 그것도 최근 10년 사이에 급격히 늘어난 상태.

검은 지프차 황기윤(42세) 씨의 민박집 ‘운천산방’ 마당은 유독 밝고 따뜻하다. 무릎을 세우고 누운 와불이 몸을 뒤척일 때마다 목 쉰 뻐꾸기가 안쓰럽게 목청을 높인다(사람들 목 갈라져서 삑사리 나는 것처럼 뻐꾸기도 그런 소리를 내더란 사실). 황씨가 대접하는 차를 몇 잔 마시고 견불동을 나선다. 황기윤 씨는 우리를 승차 지점에 떨궈놓고 사라진다. 오늘밤 꼭 와서 묵으라는 인사와 함께.

오전 9시 50분, 소나무 숲이 울창한 ‘나백정’ 옆으로 양파 수확이 한창이다. 그 모습을 촬영하러 밭으로 들어섰더니, 시골 인심이 아직 야박하진 않아서,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비닐봉지 가득 양파를 넣어주신다. 3박 4일 일정의 배낭이 그리 가벼울 리는 없다만 배낭 속에 양파 꾸러미를 악착 같이 넣어둔다. 딱히 드릴 게 없던 차라 행동식으로 준비한 복숭아캔과 사탕 한 움큼을 아주머니께 내어 드리고 양파밭을 벗어난다. 마천으로 향하는 군내버스 젊은 기사도 엄지를 치켜 세우며 응원을 보낸다.

“길을 걸었지. 누군가 함께 있다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하얀색 찔레꽃 앞에선 찔레꽃 노래를, 바람이 불면 바람의 노래를, 태양이 뜨거우면 태양의 노래를…  현주와 둘이 걷는 오전 일정은 대화와 노래와 웃음과 바지런히 걷는 일의 연속이다.

나백정을 지나 5분쯤 걸어 ‘지리산리조트(055-964-1171)’ 앞을 지나는데, 그을린 여행객들을 그냥 보낼 수 없었던지 리조트 대표 최상두(34세) 씨가 시원한 음료 한 잔을 권한다. 아직 미혼이라는 최대표는 “도로를 걷는 것보단 강줄기를 따라 이어진 마을 속살길이 더 좋을 것”이라며 강 건너 편을 추천한다. 걸었던 길을 3분쯤 되짚어 올라 한남교를 건넌다. 이제는 큰 도로를 버리고 산청군 금서면 화계까지 강변길을 따르게 될 것이다. 10시 37분, ‘빨치산들이 토벌대의 공격을 피해 산죽비트에서 은신했다’는 내용 등이 적힌 노장대 루트 안내판이 보인다.

엄천교에서 산내로 떠났던 일행 중 병규님만 합류한다. 왼쪽으로 자혜마을이 보인다. 모두 양옥인데 홍수 피해로 마을이 쓸리면서 최근에 다시 지은 것이라 한다. 어르신들 모여 사는 시골엔 한옥이 제격이지만 죄다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언뜻 복제된 DNA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자혜마을을 지나면 길은 한결 소박해진다. 남쪽의 섬진강만큼 수려한 맛은 없지만 강원도 동강의 축소판처럼 정겹다. 물속엔 커다란 고기들이 그득하다. 투망을 던지며 고기잡기에 여념인 사람들도 보인다.

낮 12시 32분, ‘세검정가든’ 앞에서 좌회전해 제방 길을 따른다. 10분쯤 이어지던 제방길이 숲으로 막히면서 끊긴다. 제방 아래로 내려가 다시 올라서니 100년은 족히 살았을 느티나무 한 그루가 나타나며 소박한 시가지 풍경이 펼쳐진다. 나무 아래엔 평상 공사가 한창이다. 마을회관으로 보일법한 다방을 마주하고 앉아 배낭을 내리고 점심을 준비한다. 오늘은 라면이다.

왕산(923m)을 보며 흐르던 엄천강은 이곳에서 함양 유림면과 산청 금서면으로 행정구역을 가른다. 전날 야영장에서 아침을 먹으며 코펠을 어디다 두었는지 도통 보이질 않고. 넉살 좋은 병규님은 “뚜껑이 없어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는 노란 냄비를 구해 돌아온다. 냄비 속 라면이 끓는 동안에도 먼지를 일으키며 평상 공사가 진행되고, 오토바이를 탈탈 끌고 오신 어르신들은 신기한 듯 낯선 이방인들을 지켜 보신다. 막걸리를 건네도 좀체 드시질 않으니 우리끼리 홀짝홀짝 더위와 고된 일정에 지친 몸을 녹이는 수밖에. 강 건너 유림 쪽도 보수작업을 하는지 공사 차량만 땀을 뻘뻘 흘리며 먼지 속을 오간다. 해가 높이 뜰수록 햇살은 더 강해진다. 주변 쓰레기를 정리해 자리를 뜬다.

오후 3시, 60번 국도변으로 구형왕릉 입구가 나온다. 함양을 흐르던 엄천강은 이 왕산 밑으로 물줄기를 모으고 있던 터. 길은 왕산~필봉산(848m)을 왼쪽으로 크게 휘돌아 밤머리재까지 이어지지만, 산간 임도를 따르면 힘은 들지언정 덜 지루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일행들과 상의를 하고 임도 길을 따른다. 마침 병규님도 구형왕릉에 가보고 싶다니…  임도만도 대략 12㎞. 거짓말 조금 보태 산행 수준이다.

가락국 마지막 왕 구형왕(521~532 재위)과 왕비를 모시고 제사 지내는 덕양전(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50호)을 지나면 사적 제214호로 지정된 구형왕릉 돌무덤에 닿는다. 돌과 돌을 잇대어 쌓은 것이 마치 피라미드의 축소판 같은데, 무덤 앞에는 ‘가락국 양왕릉’이라 새겨 넣은 비석이 있고, 문인석•무인석•돌짐승•상석•장명석 등이 배치되어 있다. 모두 근래에 만들어진 것이다. 흔히 구형왕릉 앞에 ‘전(傳)’자를 붙이는데 ‘구형왕릉 무덤이라 전한다’는 뜻일 뿐 거대한 돌무더기가 무덤인지 석탑인지도 정확하지 않다고 한다.

전설에 싸인 구형왕릉을 둘러본 다음 허준의 스승으로 알려진 유의태 약수엘 들러본다(따지고 들자면 두 사람은 동시대 인물이 아니란다). 물이 얼마나 찬지 발을 담그고 1분을 앉아있질 못하겠다. 물을 가득 채우고 젖은 발을 정성스레 닦는다. 무엇보다 도보여행에서 가장 고생하는 신체는 발이어서 쉴 때마다 이렇게 씻어주고 주물러주는 것이 좋다.

오후 4시, 약수를 출발 본격적인 임도 걷기에 나선다. 30분쯤 걸으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 포장 내리막을 버리고 왼쪽 비포장 길로 가야 한다. 고갯길 자체의 고도와 구불구불한 흔들림이 힘들기도 하지만 도로를 버리고 흙길을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임도 곳곳 역시 뽕나무 천지다. 하루에 한 번씩은 지리산이 주는 자연산 오디로 몸보신이다. 5시 15분, 진행 방향 우측으로 이 임도 상의 유일한 민가가 내려다보인다. 작년까지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는데…. 주인 내외는 보이지 않고 커다란 개 세 마리만 땀냄새 진동하는 낯선 객들을 향해 매섭게 짖어댈 뿐.

민가를 출발해 10분을 더 가면 다시 갈림길, 여기선 우측으로 향한다. 곧 ‘쌍재’라는 지명이 적힌 안내판을 만난다. 왕산(1.5㎞)과 고동재(2.2㎞)로 나뉘는 산행 기점이다. 덩그러이 황망한 산중 임도여서 누군가 이곳을 등•하산 코스로 잡을까 싶은데, 하긴 이곳 저곳 포크레인이 붉은 핏덩이 같은 황토를 긁어대고 있으니, 딱 1년 후쯤이면 이 부근에도 민가가 여럿 들어설 모양이다.

오후 6시 20분, 드디어 임도를 벗어난다. 구형왕릉부터 치자면 임도만 3시간 이상을 걸었다. 새터•구사촌 도로를 따라 수철리와 나뉘는 향양으로 내려선다. 세상은 벌써 어스름해서 어린시절 이 맘 때쯤이면 “소영아, 밥 먹어라”라고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 손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밥 익는 냄새 고소하던 집으로 뛰어가거나, 부지깽이를 들고 쫓아 나온 엄마를 피해 더 놀던 날의 추억. 해 혹은 볕을 향한다는 향양마을에도 스멀스멀 땅거미가 앉았다.

오늘 일정은 이곳까지다. 숙박은 길이 맺어준 인연, 견불동에서 묵기로 한다. “도보여행이니만큼 절대 호의호식은 없다” 으름장을 놓았지만 견불동으로 향하는 우리들 양손엔 삼겹살에 수박 한 통까지 들려있다. 오늘 밤, 목이 쉬도록 울어대던 뻐꾸기는 또 얼마나 슬퍼하고 있을까.


넷째 날_ 향양~밤머리재~명상삼거리
밤머리재가 나눈 지리산과 웅석봉

견불동에서 구수한 된장찌개까지 얻어 먹고서야 전날 일정을 마쳤던 향양으로 돌아온다. 시간은 벌써 오전 10시 3분. 이곳까지 태워준 운천산방 황기윤 씨에게 감사의 인사, “언젠가 다시 뵙겠다”는 기약할 수 없는 약속을 전하며 밤머리재를 올라선다. 1차 도보여행의 마지막 기착지 밤머리재. 성삼재가 종주산행의 출발점이 된다면 밤머리재는 종주산행의 마지막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흔히 중산리나 백무동에서 종주를 끝내지만 지리산 최고봉 천왕봉에서 흘러내린 중봉~하봉 능선은 왕등재와 도토리봉을 거쳐 이곳 밤머리재로 떨어진다. 이 고갯길을 기준으로 서쪽은 지리산국립공원, 동쪽은 웅석봉군립공원에 속한다. 지리산 능선을 태극으로 잇는 ‘태극종주’족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밤머리재를 거쳐야 한다.

밤머리재를 걸어 올라간다는 말에 동네 어르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날씨 걱정부터 쏟아낸다. 오늘이 근래 들어 가장 더운 날이라니, 그러고 보면 하루만 뉴스를 못 봐도 세상과 크게 단절된 느낌이다. 아침 태양이 뜨겁다. 도로변 가로수 그늘 아래 배낭을 내리고 쉬기를 반복한다. 멀리 뒤늦은 밤꽃 향기에 정신이 몽롱하다. 뉘집 과부 속을 절절이 끊으려고 오전부터 이 비릿한 향기는 진동 해대는지….

밤머리재 도로 옆 수로에도 구경거리가 가득하다. 풀숲을 헤치며 몸을 숨기는 꽃뱀. 우리들 발자국 소리에, 혹은 뱀의 미동 소리에 놀라, 다다닥- 도망치는 꿩 새끼들(꺼병이). 너무 작아서 참새처럼 보이는 녀석들은 처음엔 두 마리, 그 다음 네 마리, 그애들 딴에는 풀숲에 숨은 모양인데 우리 눈엔 다 보인다. 앙증맞고 귀엽다.

신세계콘도를 지나 낮 12시 47분 드디어 밤머리재 도착이다. 걷는 내내 호위병처럼 따라붙던 왕산과 필봉산의 근엄한 자태도 지리산에게 그 자리를 넘겨준 채 능선 너머로 사라지고 없다. 최근 생긴 간이매점에서 시원한 냉커피로 목을 축인다. 다소 버거워 하는 현주에게 촐라체(6440m)에서 극적 생환한 박정헌과 최강식 이야기를 들려준다. 손가락 여덟 개를 잃은 박정헌은 현재 실크로드 자전거 대탐사에 참여, 지금쯤 사막 어딘가를 달리고 있을 터. 손가락은 빼앗을 수 있겠지만 그의 가슴 속 열정은 어떤 고난으로도 제거할 수 없는 모양이다.

휴우,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산청군 시천면(덕산), 밤머리재, 대원사(치밭목대피소 코스)로 세 가닥 길이 나뉘는 명상삼거리가 정확한 도착 지점. 내려가는 길은 한결 수월하다. 그 길이 남쪽을 향하고 있다면 ‘팡고른 숲의 엔트’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옹벽 파이프를 통해 나오는 밤머리재 샘물을 목 뒷덜미로 흘려 보내고, 가벼워진 듯한 배낭에 어깨도 들썩들썩 흥이 난다.

홍계 상촌과 북촌 마을을 지나 오후 2시 33분 명상삼거리 도착. 멀리 대원사로 향하는 초록색 버스의 뒤꽁무니가 아스라하다. 떠나온 밤머리재 정상에서 모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손가락을 쫙- 펼치면 그 사이사이로 지나는, 바람의 간지러운 촉감이 느껴질 만큼. 길은 버스가 사라진 쪽으로 무심히 이어져있다. 이제 지리산 남쪽을 걸을 차례고, 우리에겐 그 길을 걸을 만큼의 열정과 시간과 충분한 체력이 남아있었다. 자, 다시 시작이다.


덧 붙 임.
명상삼거리 근처의 ‘털보농원’에서 백숙으로 뒤풀이 하고 덕산에서 여섯 살 아래의 현주와 헤어진다. 이번 도보여행을 계기로 처음 알게 되었지만 3박 4일간 고스란히 함께 걸어준 터라 이별의 순간이 각별하다. 진주행 버스에 그녀를 태워보내기 전 꼬옥- 안으니 마음이 울컥, 콧잔등이 시큰하다. 산행이든 도보여행이든 누군가 동행이 되어준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안녕…

2012년 5월 20일 일요일

지리산펜션:펜션에서 여수엑스포-여행가이드

*달궁계곡:지리산 노고단에서는 털진달래 군락이 5월 초 만개할 것으로 예상되며, 맑은 날이면 화사한 꽃은 물론 반야봉, 천왕봉, 섬진강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수려한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산철쭉으로는 지리산 뱀사골·달궁계곡과 바래봉 일원이 4월 하순 부터 꽃무대를 연다.달궁계곡은 5월 초가 되면 계곡을 따라 신록과 함께 붉은 철쭉꽃이 피어나게 된다.


*달궁마을에 있는 대호펜션전경입니다.달궁계곡은 1분거리이며,노고단,바래봉,정령치는 15분소요되며,구례방면은 30분거리,순천은 1시간,여수는1시간30분소요됩니다.펜션부근 계곡과 대한민국대표 등산코스가많고,구례.순천,여수등 많은 연계관광이 가능하며,이번 26일,27일연휴에 지리산여행오시는분 참고하시라고 펜션주가 뽑은 여행코스이니 많은 참조바랍니다.



"지리산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도 그렇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기회가 닿는다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명산입니다. 지리산은 최고의 명산답게 최고봉인 천왕봉(1,916미터)을 비롯해 노고단(1,507미터), 반야봉(1,751미터) 등 거대한 산봉우리들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지리산 노고단 트레킹은 성삼재 주차장부터 편안한 탐방로를 따라 노고단 정상까지 왕복 약 3시간이 소요됩니다. 성삼재 주차장까지 버스를 타고 오르기 때문에 노고단 정상까지 가장 쉬운 방법으로 탐방을 하는 셈이죠.
탐방로가 워낙 잘 닦여 있어 전혀 힘들지 않게 노고단 고개에 도착하고 노고단 정상 야생화 탐방이 시작됩니다. 야생화 탐방 구역도 모두 나무 데크가 놓여 있어 편안하게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전국 최고의 철쭉 군락지 지리산 바래봉 철쭉이 이번 주말(19-20일)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운봉읍애향회(회장 오석순)는 16일 최근 적당한 강우량과 기온덕분에 지난2006년 이후 개화 상태가 제일 좋을 것으로 보이며, 꽃 색갈이 선명해, 정상부(팔랑치. 부운치)철쭉 군락지를 중심으로 피어나고 있어 이번 주말을 전후해 최고의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해발 1천165m의 바래봉 일대 100ha를 붉게 물들이는 철쭉 군락지는 산 전체가 하나의 정원을 연상시키고 있으며 사계가 뚜렷해 색상이 화려할 뿐 아니라 향기가 진한 것으로 유명해 매년 수십만 명의 탐방객이 다녀가고 있다.
이번 철쭉제 행사에는 각종 허브체험, 토피어리 정원, 철쭉 포토존 등과 주말 19일에 ‘신나는 예술버스 공연’,‘제2회 지리산 바래봉 철쭉 시낭송회’와 20일에는 ‘풍물단 공연, 옥카리나 연주’공연이 철쭉제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돼,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많은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운봉읍 애향회 관계자는 “앞으로는 철쭉경관 관광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문화행사프로그램을 통해 전통과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관광으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고말했다



 *구례관광:천은사-화엄사-지리산온천-운조루-쌍계사-화개장터-매화마을등


대호펜션에서 30분거리
-15분정도 차량으로 이동하면 성삼재가 나온다.이곳은 노고단 산행을 할수있다.
노고단은 길 정비가 잘되어있어 가족간 등반코스로 어울린다.(왕복2시간30분)
산행후 구례쪽으로 넘어가다보면은 (10분정도)천은사라는 오래된 사찰이 나온다.
이곳에서 온천랜드까지는 10분정도소요된다.





석가탄신일(28일)이 다가온다. 나는 최근 사찰 스케치 여행을 많이 다녔다. 사찰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면서 자연스레 궁금증도 늘어났다. 하지만 많이 알아야 많이 보이는 건 아니라고 하지 않던가.
‘눈을 감아야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해하며 보는 것만큼 마음으로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때로는 오히려 잘 알지 못할 때만 가질 수 있는 신선한 첫 경험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 중 하나로 남을 수도 있다. 나는 그런 벅찬 경외감을 전남 구례 화엄사 앞마당에서 느꼈다.
화엄사는 삼국통일 전인 554년에 창건됐다. 인도 승려라는 설이 있는 연기조사라는 승려에 의해 세워졌는데, 그의 모습은 경내 석등을 이고 있는 석상의 모습에 남아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온다.
호남 지방 제일의 사찰답게 화엄사에는 많은 부속 건물과 귀중한 유물들이 있다. 그중에서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바로 석등을 향해 올라가는 길이었다.
경내 아래 마당에서 각황전을 향해 가파른 층계를 오른다. 이 짧은, 하지만 결코 짧게 느껴지지 않는 오르막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지리산을 온종일 올라가던 그 잔잔한 감동이 한 곳에 응축된 듯 설레는 기분을 전해준다. 현존하는 국내 최대 목조건축물이라는 각황전을 배경으로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거대한 석등이 장엄한 모습으로 시야를 덮친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를수록 석등은 점점 커지며 쓰러질 듯 내게 기대 온다. 압도적인 위엄. 그건 초여름 저녁 지리산 한 자락에서 각황전과 석등이 함께 만들어 낸 장엄한 감동이었다고, 나는 지금 감히 떠올린다.
산에는 일찌감치 밤의 어스름이 찾아든다. 나는 텅 빈 각황전 앞을 떠날 줄 모른 채, 넋을 잃고 화엄사의 아름다움을 바라본다. 곧 마지막 햇살이 산등을 넘어 사라지고, 난 지그시 눈을 감는다. 커다란 석등에서 잔잔하게 새어 나오는 불빛을 상상한다. 가늘지만 깊은 사유를 가진 빛. 분명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래서 더욱 밝게만 느껴지던 빛이 내 마음을 은은하게 파고든다.
살며시 눈을 뜬다. 어둠이 깔린 화엄사. 초저녁 지리산 너머로 떠오르던 유난히 밝은 별빛. 아직은 서늘한 산속의 미풍. 풍경소




 "지리산 온천수는 게르마늄의 향산화 작용으로인해 6개월을 보관하여도 물이 상하지 않습니다.
또한 지리산 온천수는 물을 매끄럽게 하기 위하여 정수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단1%의 화학 약품을 섞지 않는 100% 천연 온천수만 사용합니다."
-지리산 온천은 수백년전부터 만인의병을 낫게 한다는 "방장 산하 제중"약천으로 유명한 지리산 서쪽의 산수유 마을 약수터 자리에 있습니다.예로부터 신비한 약수가 솟아난다하여 일제시대부터 수차례 온천개발을 하였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었는데 지리산 온천관광개발 에의해 성공,1995년 게르마늄 온천수와광천수를 이용한 지리산 온천랜드가 탄생하였다.


순천만은 남해안 지역에 발달한 연안습지 중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하며,갯벌에 펼쳐지는 갈대밭과 칠면초 군락, S자형 수로 등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해안 생태경관을 보여 주는 경승지이다. 넓은 갯벌에는 갯지렁이류와 각종 게류, 조개류 등 갯벌 생물상이 다양하고 풍부하여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와 먹황새,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한 흰목물떼새, 방울새, 개개비,검은머리물떼새 등 25종의 국제 희귀조류와 220여종의 조류가 이곳을 찾는 등 생물학적 가치가 크다. 특히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일몰과 철새가 떼 지어 날아오르는 광경이 장관을 이루어 2006년에는 한국관광공사 최우수 경관 감상형지로 선정되는 등 경관적 가치가 뛰어나다.

 여수는 ‘한국의 나폴리’로 불릴 만큼 풍광이 아름답다. 동백꽃의 상징섬인 오동도는 1968년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연간 170여 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임해산단인 여수국가산업단지는 수산업과 함께 지역경제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바다에서 왜구를 무찔러 나라를 구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자취와 숨결이 곳곳에 남아 여수인에게 자긍심을 갖게 하고 있다. 여수시는 지난 2007년 11월26일 해양과 기후보전을 모태로 하는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란 주제를 내걸어 ‘2012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면서 국제도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수엑스포에서의 테마별 관광코스
◆아이와 함께 바다 체험을 할 수 있는 코스-(1일차)엑스포입장(1문)->해양문명도시관->해양로봇관->

아쿠아리움, 해양박물관->에너지파크->빅오 뉴미디어쇼(야간)->(2일차)이순신 진남관->국동다도해유람선

>오동도->돌산대교


◆친구들과 함께하는 익사이팅한 코스-(1일차) 엑스포입장(1문)->기후환경관->해양베스트관->국제기구관

>아쿠아리움->빅오 뉴미디어쇼(야간)->(2일차)여수시티투어->국동다도해유람선->여수 바다 모터>돌산대교

◆연인과 로맨틱한 콘스-(1일차) 엑스포입장(4문)->스카이타워->한국관->국제관->아쿠아리움->빅오

뉴미디어쇼(야간)->돌산공원 야경 데이트->항일암->향일암 고소동 벽화마을->국동다도해유람선->오동도